대부분 무인으로 운영되는 뽑기방은 카드만 있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손맛에 중독된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1월 7일 홍대입구역 인근 인형뽑기방에서 만난 고등학생 이지현(18)씨는 “학원이 끝난 뒤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풀려고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없이 하고 나면 ‘도박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같이 온 일행 유혜민(18)씨는 “갖고 싶은 인형이 있으면 친구들과 돈을 합쳐서 될 때까지 계속 뽑는다”고 덧붙였다. 총 얼마를 썼느냐는 질문에는 “30분 정도에 7만원쯤 쓴 것 같다”며 허탈함을 내비쳤다.
이처럼 랜덤뽑기는 가격 대비 효용을 따지는 이성적 판단보다도 과정에서 느끼는 ‘도파민’에 가치를 두는 소비 행위에 가깝다. 이러한 특성은 청소년과 20대에게 더 강하게 작용한다. 문찬기 전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과 20대는 또래 집단 내에서의 사회적 인정에 민감한 시기”라며 “뽑기 문화가 친구나 연인과 함께 소비되는 경우가 많은데, 뽑는 기술을 과시하거나 결과물을 선물하는 행위 자체가 인정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디어에서 이를 낭만적인 경험으로 반복 재현하면서 도박적 요소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는 측면도 있다 ”고 덧붙였다.